희곡교육

<중학교 국어교과서 소재 희곡의 현황과 희곡 읽기의 한 방법> 중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실>로 가셔서 해당 논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희곡교수-학습 방법과 희곡의 '실시간대 읽기'(real time reading)¹⁶⁾

3.1. 희곡교수-학습 방법 점검

국어교과서에는 "희곡 작품을 읽을 때에 독자는 머릿속에 무대의 장면을 그려 가며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¹⁷⁾고 설명되어 있다. 희곡 교육의 최종적 목표가 바로 그러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희곡을 읽으면서 무대를 상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그러한 단계에 도달하도록 유도하는 '희곡 읽기의 방법론'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희곡교육에서 택하고 있는 방법은 대체로 세 가지이다. 첫째, 입체 낭독 혹은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기 둘째, 해당 작품을 실제 공연해보기 셋째, 학생들이 작품을 창작하여 공연해보기이다.¹⁸⁾ 이중에서 셋째 방법을 실행하기란 여러 면에서 어려우므로, 나머지 두 방법이 선택될 수 있을 것이다.¹⁹⁾ 그 가운데에서 입체낭독 혹은 라디오 드라마화하는 방법은 희곡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배역을 나누어 실감나게 희곡을 읽어본다는 것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될지라도, 무대 위에서 움직인다는 연극의 기본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정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사 위주로 낭독되는 특성상 대사 외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극중 행동들을 빠뜨리게 되므로, 대사로 드러나는 내용 중심으로 희곡을 이해하게 하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시간 문제로 인하여 이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라디오 드라마(입체 낭독)와 연극의 차이점에 대해 학생들에게 주지시켜야만 한다.

중학교 과정에서 희곡 교육 방법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실제 공연을 체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 각 작품의 단원 마무리에는 예외 없이 "연극으로 실연해보자"는 주문이 붙어 있다. 실제공연 경험을 쌓는 것은 희곡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중학교 교육 현장에서 이 방법을 선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교육 환경상 현실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²⁰⁾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 작품들을 실연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 동원되어야 하는 작품들이어서 실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연의 목적은 문학으로서의 희곡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연극으로 형상화되는가에 대한 이해이다. 즉 희곡과 연극의 상관 관계에 대하여 실제 체험을 해봄으로써 희곡의 특성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한 학습 목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품이 중학생들의 능력에 과도한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사실적 무대장치에 사실적 연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 더욱 어렵다. <들판에서>가 다른 두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게 가지만, 사실적 무대를 꾸며야 효과를 본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한 부담을 안고 있다. 배우를 선발하여 연습을 진행하고, 무대장치를 마련하고, 공연장을 꾸미는 과정이 현재의 교육환경 하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빌헤름 텔>의 경우 중세 유럽풍의 소품을, <원술랑>은 신라시대의 소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여져서 실연의 목적을 제대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원술랑>의 주인공인 원술과 진달래만 제외하면, 대개의 등장인물이 성인이어서 학생들이 실연하기에는 부담이 많을 것이다. 제대로 준비를 갖추어 공연하지 않으면 작품 자체가 희화되어, 실연의 교육 효과는 전혀 거둘 수 없게 된다.

교육의 효과상, 수업시간을 활용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연극은 장시간의 연습 과정을 거쳐서 공연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과외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연극을 실연해보는 경험 자체가 이미 부담의 여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교과서에 실려 있는 부분만 극화해보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희곡을 실연해보는 방법이 가지는 장점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공연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지나친 부담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 경험 자체가 학생들을 억압하게 될 경우, 공연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하여 희곡 자체에 대한 관심이 감소될 염려까지 있다.

3.2. 희곡의 '실시간대 읽기'의 실제

실연이 주는 부담을 덜어보는 대안으로 희곡의 실시간대 읽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보기로 하자. 희곡의 실시간대 읽기란 희곡을 문자위주로 읽어내지 않고 공연 효과를 의식하면서 읽어내는 방식을 말한다. 개인적 편차는 있겠지만, 보통의 독자들은 소설에 비해 희곡을 읽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중학교 과정의 학생들도 그와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희곡을 읽어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훈련을 받지 못한 까닭에 희곡을 독서물로 대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까닭이다. 희곡을 희곡답게 읽는 방법의 기본은 문자를 통해 제시되고 있는 바를 공연 상황으로 치환하는 능력이다. 희곡을 올바르게 읽기 위해서는 공연시간에 근접하게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며, 무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읽는 방식이다. 환언하자면, 독자의 상상 속에서 재구되는 연극으로서의 공연²¹⁾을 제대로 이루어내기 위한 독서법이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실시간대 읽기 방법은 독자에게 능동적 독서를 요구하는 방법이며, 독자로 하여금 잠재된 관객으로서 뿐만 아니라, 실제 공연의 예비 주체자로까지 이끌어 가는 방법이다.

희곡의 실시간대 읽기를 위해서는 여러 번 되풀이하여 작품을 읽어야 한다. 소설이든 시이든 간에 한 번 읽어서 그 맛을 제대로 알기란 어렵지마는, 희곡의 경우 되풀이 읽을수록 작품의 묘미를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필요하다. 여러 번 읽어 가는 과정을 단계화 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것을 '예비 단계 읽기'와 '본 단계 읽기'로 나누어 설명하기로 한다. 아무리 숙달된 희곡 독자라 하더라도 예비 단계 읽기를 건너 뛰어 바로 실시간대 읽기로 들어갈 수는 없다. 이강백의 <들판에서>에서를 보통의 책읽기 방식으로 읽어간다면 20분 내외의 시간에 읽을 수 있겠지만, 연극화할 경우 30-40분 정도의 공연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문자 위주로 읽어나가는 독서의 방식으로는 희곡의 참다운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게 한다. 희곡을 읽는 시간과 공연이 되는 시간 사이에 생겨나는 간격을 최대한 좁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희곡을 희곡답게 읽기 위한 핵심이라 하겠다.

3.2.1. 예비 단계 읽기

1) 첫 번째 읽기 : 희곡의 줄거리 파악

희곡을 읽는 첫 번째 단계는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작품을 읽어가면서 전체 내용을 학생들이 요약해보도록 한다. 이때 희곡에 대한 이론적 지식으로 작품을 분석하려고 하기 보다는 가벼운 기분으로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려는 입장이 되도록 유도한다.

아름다운 들판에서 함께 살아가는 형제가 있었다. 어느 날 난데없이 찾아온 측량기사의 농간에 빠져 형제 사이의 의를 상하게 되었고, 마침내 벽을 사이에 두고 날카롭게 대결하는 관계로 변하게 된다. 땅마저 모두 빼앗길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도 서로를 의심하여 마을을 터놓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추억이 담겨있는 민들레꽃을 통하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담을 허문다.

위 정도의 내용이면 충분하겠다. 내용을 파악하면서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의 기본적인 성격은 파악 될 것이다. 이 정도에서는 소설을 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앞뒤로 옮겨 다니며 읽어도 상관이 없다. 이때까지는 독서물 감상의 일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2) 두 번째 읽기 : 등장인물 사이의 역학 관계 파악

그 다음은 등장인물 사이의 역학 관계를 파악하며 읽는 것이다. 연극은 등장인물을 통해 극의 내용을 전달하고, 관객들은 그들의 행동을 통해 주제를 파악하게 된다. 등장인물 사이의 역학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누가 극의 중심인물인지, 갈등의 상대자는 누구와 누구인지, 그리고 갈등의 상황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아는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희곡은 갈등이 두드러지는 갈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갈등은 각각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의지의 충돌에서 생성되는 것이며, 갈등이 맺어지고 풀어지는 과정이 극의 전체 흐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등장인물 사이의 역학 관계를 파악을 통하여 극의 전체 흐름과 주제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된다.

<들판에서>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형제와 측량기사 일행으로 대별된다.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던 형제는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찾아온 측량기사 일행에 의해 고난을 겪게 되는 것이다.²²⁾ 그런 점에서 1차적인 갈등 관계는 형제와 측량기사 일행 사이에 생성된다. 측량기사의 모략으로 인해 형제 사이의 우애가 뒤틀어지면서 형과 아우는 갈등 관계에 들게 되어, 2차 갈등 관계가 형성된다. 상대방을 의심하여 자신의 손해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상황은 망루를 세우고 총을 쏘는 상황에 이르도록 고조되어간다. 형과 아우 사이의 긴장 관계가 고조될수록 형제와 측량기사 일행 사이의 힘의 관계에서는 형제가 불리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극이 절정에 이르기까지는 형제가 패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들레꽃을 통하여 형제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지면서, 2차 갈등 관계는 해소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서 형제와 측량기사 일행 사이의 갈등만이 남게 되는데, 그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측량기사의 힘은 형제 사이를 이간질하여 분열되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어서 형제가 화해하면서 그의 힘은 완전히 상실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형제와 측량기사 일행 사이의 갈등은 형제의 승리로 해소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상대에게 솔직하지 않고 상대의 진실을 의심하는 것이 얼마나 큰 불행을 불러오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3) 세 번째 읽기 : 등장인물의 움직임에 대한 파악

서사적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희곡이 소설과 다른 점은 무대화를 전제한다는 것이다. 무대화란 문자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희곡을 연극에 필요한 갖가지 요소를 동원하여 실재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희곡 속에 존재하는 모든 상황이 관객들의 눈 앞에 실재하는 상황으로 보여지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무대지시문을 통하여 최소한의 무대화 조건을 제시할 뿐이므로, 그것 외에 독자 스스로가 찾아내어야 할 많은 것들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한 요소들을 얼마만큼 독창적으로 찾아내는가에 따라 극을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희곡 읽기에서는 다른 어떤 문학 독서보다 더 강한 독자의 능동성을 필요로 한다. 연극의 경우 무대상에 인물이 나오면서 극적 의미를 생성하기 시작하고, 무대에서 퇴장함으로써 마무리 짓는 것이 일반적 방법이다. <들판에서>의 형제는 늘 무대상에 등장해 있는데, 이들이 극의 중심인물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등퇴장의 의미가 가장 확실한 인물은 측량기사이며, 그가 등장하면 극중의 새로운 사건이 생성되곤 한다.²³⁾ 그러므로 극중 인물이 언제 등장하고, 언제 퇴장하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것이 된다.

그렇지만 극중 인물의 등퇴장은 쉽게 파악되므로, 그보다는 극적 의미를 산출하는 독특한 순간을 잘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의 예문을 보도록 하자.

측량 기사와 조수들, 작업을 진행하면서 퇴장한다. 형과 아우 사이를 나누어 놓은 일직선의 밧줄이 허리 높이만큼 매어져 있다. 형과 아우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신경이 쓰이는지 말뚝과 밧줄을 힐끗힐끗 바라본다.²⁴⁾

형제 사이에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이 없이 지내오며 행복했었지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밧줄 때문에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을 의식하면서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상황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측량기사의 농간에 의해 그들 사이의 행복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첫 조짐이다. 말뚝과 밧줄에 신경을 쓰는 행동을 제대로 이해했을 때, 그 후에 가위바위보 놀이에서 벌어지는 형제 사이의 언쟁이 돌출적 행동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위의 예처럼,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여러 징후들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을 때 희곡 읽기는 공연 상황에 점점 더 가까워진다. 대사를 통하지 않고 행동을 통해 표출되는 의미의 중요성을 실제적으로 알게될 때 희곡 읽기의 매력이 시작된다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3.2.2. 본 단계 읽기

본 단계는 희곡을 실시간대로 읽어나가는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공연에 등장하는 인물을 실재하는 인물에 투영시켜, 그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통해 읽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들판에서>에 등장하는 형을 자신이 알고 있는 특정한 인물로 설정하여, 그 사람 특유의 버릇을 그대로를 극중의 형에게 옮겨 놓는 것이다. 이러한 읽기는 마치 연극공연에서 배우를 자신이 선발하여 역할을 맡기는 것과 동일하며, 대개의 독자들은 연극, 혹은 영화, TV드라마 등에서 인상 깊게 본 배우들을 활용하게 된다. <들판에서> 형, 아우, 측량기사는 각각 고유한 인물 형상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러한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배우들을 자신의 경험 범주 내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상속에서 그 배우(인물)의 어투와 행동으로 희곡의 대사를 발화하고, 행동을 느끼게 되면서 문자 텍스트에서 공연 텍스트로의 변환이 시작된다.

이때부터 희곡의 대사는 그 배우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읽혀지는 것이다.²⁵⁾ 감정을 의식하면서 움직임을 수반한 배우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희곡을 읽게 되면, 문자만을 읽어 내리는 속도에 비해 늦어지면서 실재 상황 쪽으로 가까이 가게 된다. <들판에서>에 나오는 다음 예문을 보자.

<가>

아우: 난 이 곳에서 평생토록 형님과 함께 살고 싶어요.

형: 나도 너와 함께 아름다운 이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²⁶⁾

<나>

형: 그만 하자, 그만 해!

아우: 왜요?

형: 너는 나보다 늦게 한다! 내가 가위를 내면 너는 기다렸다가 바위를 내놓고, 내가 보를 하면 너는 그걸 본 다음 가위를 내놓잖아?²⁷⁾

예문 <가>는 형제 사이의 우애가 전혀 손상 받지 않은 시간이며, <나>는 다툼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가>의 아우와 형은 영원히 같이 행복하게 살 것을 약속하는데, 서로의 마음이 일치하고 있고 의심할 바가 없음으로 그들의 어투는 당연히 행복에 찬 밝고 부드러운 느낌의 발화일 것이다. 거기에 비해 <나>의 형은 동생에 대한 질투심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동생이 연이어 세 번이나 이기자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세워 억지를 부리는 형의 목소리는 <가>에서 형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가>에 비해 상당히 어둡고 거친 목소리일 것이며,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그의 말하는 속도도 훨씬 빨라질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형과 아우의 이미지에 적절한 배우에게 적용하여 읽어간다면, 같은 인물의 대사에서도 시간적으로 빠름과 느림이 생기면서 보통의 글 읽는 방식과 상당히 차이를 가지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읽어 나간다면 희곡의 전체 읽기는 공연을 전체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 희곡의 실시간대 읽기를 할 때, 읽기를 멈추었다 다시 하거나, 되돌아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연극 공연에서는 특정 장면이 시작되면, 연극 속의 시간과 관객이 경험하는 시간이 같이 흘러가게 된다. 물리적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공연을 보다가 다시 되돌려 볼 수는 없는 법이다. 따라서 실시간대 희곡 읽기에서도 그러한 법칙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 자신이 상상 속에 그려 놓은 무대 위에, 자신이 상상 속에 불러모은 배우들을 움직여서, 그들의 목소리로 희곡을 읽어 가는 그 시간을 실제 공연처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요령인 것이다.